보일러·난방

보일러 고장 수리비, 집주인·세입자 부담 가르는 기준

집수리 노트 2026. 10. 7. 07:07
보일러 고장 수리비, 집주인·세입자 부담 가르는 기준

글 집수리 노트 · 공식 자료를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 2026-10-07 기준 · 편집 원칙

보일러가 갑자기 멈췄는데 세입자가 고쳐야 하나, 집주인에게 말해야 하나? 기사가 순환펌프를 갈아야 한다며 18만원을 불렀는데 이 돈은 누가 내나? 난방을 처음 켜는 10월 중순부터 가장 많이 검색되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일러는 집의 기본 설비라서 노후·자연 고장은 원칙적으로 집주인 부담이다. 세입자 몫은 필터 청소·물 보충처럼 손쉬운 관리와 세입자 과실로 생긴 고장뿐이다. 다만 실제 분쟁은 이 원칙에서 갈리지 않는다. '어느 부품이 어느 쪽인가', '먼저 고치고 청구해도 되는가'에서 갈린다. 이 글은 그 갈림길을 부품과 상황 단위로 판정한다.

덮개를 연 보일러 옆 수건 위에 낡은 순환펌프와 렌치가 놓여 있다

보일러 노후 고장은 집주인 몫, 세입자 몫은 손쉬운 관리와 과실뿐이고 분쟁은 통보 기록에서 갈린다

목차

법적 기준: 민법 623조와 '손쉽게 고칠 수 있는가'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계약 존속 중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진다고 정한다. 난방과 온수가 안 되는 집은 겨울에 '사용에 필요한 상태'가 아니므로, 보일러 고장은 기본적으로 이 조문의 수선의무에 들어간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디까지가 집주인 몫인지는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판결이 기준으로 쓰인다. 요지는 다음 세 줄이다.

  • 임차인이 별 비용 없이 손쉽게 고칠 수 있고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 사소한 것은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아니다.
  • 고치지 않으면 계약 목적대로 쓸 수 없는 정도라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진다.
  • 특약으로 수선의무를 임차인에게 넘겨도 그 범위는 소규모 수선에 한정되고, 기본 설비의 교체 같은 대규모 수선은 여전히 임대인 몫으로 본다.

여기서 흔한 오해 두 가지가 정리된다. 첫째, "전세는 세입자가 다 고친다"는 말은 법에 근거가 없다. 623조는 전세와 월세를 구분하지 않는다. 둘째, "10만원 이하는 세입자" 같은 금액 기준도 법에는 없다. 그런 기준은 계약서 특약에 적혀 있을 때만 의미가 있고, 그 특약도 펌프·기판 교체처럼 '손쉽게 고칠 수 없는' 수리까지 세입자에게 넘기지는 못한다.

전세도 보일러 고장은 집주인 몫 민법 623조는 전세·월세를 구분하지 않는다

부품별 판정: 어느 쪽 비용인가

세입자 몫으로 보는 것

세입자 부담으로 보는 항목: 수압 저하 시 물 보충, 난방수·온수 필터 청소, 온도조절기 건전지, 분배기 에어빼기, 세입자 과실 파손

이 항목들의 공통점은 공구나 부품 없이, 설명서만 보고 몇 분 안에 끝나는 관리라는 점이다. 이 일로 기사를 불러 출장비가 나왔다면 대개 세입자 부담이다. 수압 게이지가 1 bar 아래로 떨어져 보충했는데 며칠 만에 다시 떨어진다면 그건 관리가 아니라 누수 신호이므로 집주인 몫으로 넘어간다.

집주인 몫으로 보는 것 (노후·자연 고장 전제)

아래는 기사가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수리로, 고장 원인이 노후·자연 마모이면 집주인 부담이다. 금액은 2026년 하반기 사설 수리업체 시중 견적의 대략적 범위(출장비 포함)이며 지역·모델에 따라 달라진다.

  • 순환펌프 교체: 12만~20만원
  • 삼방밸브(난방·온수 전환 밸브) 교체: 10만~18만원
  • 메인 기판(PCB) 교체: 15만~25만원
  • 열교환기 교체: 25만~45만원
  • 송풍기(팬모터)·점화 부품 교체: 8만~18만원
  • 배기통 이탈·부식 재시공, 보일러 본체 교체

경계에 서는 것이 실내 온도조절기다. 사용 중 액정이 꺼지거나 버튼이 먹지 않는 자연 고장이면 설비 일부로 집주인 몫이고, 떨어뜨려 깨졌다면 세입자 몫이다. 또 보일러가 설치 후 제조사 무상보증 기간 안이면 부품비를 제조사가 부담하므로 누가 낼지 다툴 액수 자체가 줄어든다. 보증 여부는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 등 해당 제조사 고객센터에 제조번호로 조회한다.

세입자 과실로 넘어가는 경우

같은 펌프 고장이라도 원인이 세입자 쪽이면 부담이 뒤집힌다. 실무에서 과실로 판정되는 대표 유형은 다음과 같다.

  • 겨울 장기 외출 때 보일러 전원 플러그를 뽑거나 가스 밸브를 잠가 동파방지 기능이 꺼진 상태에서 동파된 경우
  • 보일러를 임의로 분해하거나 배관을 개조한 경우
  • 이사·가구 이동 중 충격으로 배관이나 본체가 파손된 경우

반대로 외출모드나 최저 온도를 켜둔 상태였는데도 동파됐다면, 보일러가 보온 없는 외부 베란다에 노출돼 있는 등 설치 조건 쪽 문제로 다툴 여지가 생긴다. 과실은 그것을 주장하는 쪽이 근거를 대야 하므로, 10년 넘은 보일러의 부품 고장은 대개 노후로 정리된다. 이때 가장 강한 근거가 되는 것이 기사 작업내역서의 '고장 원인' 기재다. 수리 현장에서 원인을 구체적으로 적어달라고 요청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전원 끄고 외출 중 동파는 세입자 과실 동파방지 기능이 꺼진 기록이 그대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먼저 고치고 청구해도 되나: 필요비 상환 절차

민법 제626조 제1항은 임차인이 임차물 보존에 필요한 비용(필요비)을 지출하면 임대인에게 즉시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계약 종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문제는 순서다.

세입자 수리비 청구 순서: 고장 즉시 집주인에 문자, 기한 정해 재통보, 기사 진단·작업내역서, 영수증·부품 사진 전송, 필요비 상환 청구
  1. 고장 증상과 에러코드를 사진과 함께 집주인에게 문자로 보낸다. 통화만 했다면 통화 후 "오늘 통화한 대로 보일러 수리 요청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남긴다.
  2. 답이 없으면 "○일까지 연락이 없으면 직접 수리 후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기한을 정해 다시 보낸다. 한파 중이거나 온수가 전혀 안 나오면 기한을 짧게 잡아도 긴급성이 인정되기 쉽다.
  3. 기사를 부르면 작업내역서에 고장 부품, 원인, 금액을 적어달라고 한다.
  4. 영수증, 작업내역서, 떼어낸 부품 사진을 집주인에게 보내고 금액과 계좌를 적어 상환을 청구한다.

통보 없이 바로 고쳐도 상환청구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집주인이 "아는 업체면 절반 값이었다", "고칠 필요가 없었다"며 금액을 다툴 근거를 주게 된다. 집주인이 끝내 지급을 거부할 때 월세에서 차감하는 방식은 상계 의사를 문자로 명확히 밝혀야 차임 연체 시비를 줄일 수 있다.

계산 사례: 같은 보일러, 세 가지 결론

사례 A. 월세 세입자가 입주 1년 3개월째, 2014년식(12년차) 보일러를 10월에 처음 켰더니 펌프 소음 후 난방이 안 된다. 집주인에게 문자로 알렸으나 3일간 답이 없어 기한을 정해 재통보한 뒤 사설 업체를 불렀다. 작업내역서에 '순환펌프 베어링 노후 마모', 금액 18만원이 적혔다. 노후 원인, 손쉬운 수리 아님, 통보 기록 있음이 모두 갖춰져 18만원 전액이 집주인 부담이다.

사례 B. 같은 집에서 1월에 세입자가 열흘 여행을 가며 보일러 플러그를 뽑았고, 배관 동파로 해빙 작업과 펌프 교체에 32만원이 나왔다. 동파방지 기능을 스스로 끈 것이므로 원칙상 세입자 부담이다. 보일러가 보온재 없이 외부 베란다에 노출돼 있었다면 일부 분담을 협상할 여지는 있지만 보장되지는 않는다.

사례 C. 계약서에 '보일러 소모품 및 경미한 수리는 임차인 부담' 특약이 있고, 난방수 필터 막힘으로 기사 출장 청소비 3만원이 나왔다. 필터 청소는 손쉬운 관리이자 특약 범위 안이므로 세입자 부담이다. 같은 특약이 있어도 사례 A의 펌프 교체였다면 '경미한 수리'로 보기 어려워 집주인 몫으로 남는다.

정리하면 보일러 수리비는 세 질문으로 갈린다. 손쉽게 고칠 수 있는 관리인가, 원인이 노후인가 과실인가, 고치기 전에 집주인에게 알린 기록이 있는가. 첫 가동 전이라면 지금 수압과 필터부터 확인하고, 고장이 나면 기사를 부르기 전에 집주인에게 문자부터 보내는 것이 다음 순서다.

특약이 있는 계약이라면 문구를 다시 읽어 '소모품'과 '경미한 수리'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해둔다. 그 범위를 넘는 부품 교체는 특약이 있어도 623조와 94다34692 판결 기준으로 집주인 쪽에 남는다.

상황별로 누가 내는가 판정

  • 10년 넘은 보일러의 펌프·기판·삼방밸브 고장이면 집주인 쪽이다. 부품 교체는 손쉽게 고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어서 94다34692 판결의 소규모 수선에 해당하지 않고, 과실은 주장하는 쪽이 입증해야 하므로 작업내역서에 '노후 마모'가 적히면 반박이 어렵다. 다만 통보 없이 먼저 고치면 금액 다툼에서 불리해진다.
  • 수압 보충·필터 청소로 해결된 출장이면 세입자 쪽이다. 공구 없이 몇 분 안에 끝나는 관리여서 판례상 임대인 수선의무 밖이다. 단 보충 후 며칠 만에 수압이 다시 1 bar 아래로 떨어지면 누수 문제로 넘어가 집주인 쪽으로 바뀐다.
  • 전원을 끄고 외출한 기간에 동파됐으면 세입자 쪽이고, 외출모드를 켜뒀는데 동파됐으면 다툼의 여지가 생긴다. 앞의 경우는 동파방지 기능을 스스로 끈 과실이 명확하다. 뒤의 경우는 보온 없는 외부 설치 같은 설비 조건을 근거로 집주인 분담을 주장할 수 있지만, 사례 B처럼 협상 결과는 보장되지 않는다.
  • 집주인이 연락을 받지 않을 때는 기한을 정한 재통보 후 직접 수리가 유리하고, 월세 차감은 마지막 수단이다. 626조로 필요비를 즉시 청구할 수 있으므로 난방 없이 버틸 이유가 없다. 반면 월세에서 바로 빼면 상계 의사가 기록돼 있지 않을 경우 차임 연체로 몰릴 수 있어, 먼저 영수증과 함께 상환을 청구한 뒤 거부가 확인됐을 때 문자로 상계를 밝히는 순서가 안전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이 글은 일반적인 가전·설비 정보입니다. 에러코드의 의미와 조치는 모델·설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은 제조사 고객센터와 전문 기사에게, 비용·보증은 공식 안내에서 최신 기준을 확인하세요. 가스·전기 관련 작업은 직접 하지 마시고 반드시 전문가에게 맡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