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집수리 노트 · 공식 자료를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 2026-10-19 기준 · 편집 원칙
10월 초에 포장이사로 새 집에 들어간 한 세입자는 짐 정리를 마치고 사흘이 지나서야 드럼세탁기를 처음 돌렸다. 탈수 단계에서 쿵쿵 소리와 함께 UE 에러가 떴고, 뒤판 모서리도 안쪽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이삿짐센터에 전화하자 "옮길 때는 멀쩡했으니 원래 있던 고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같은 주에 다른 가구는 벽걸이 TV를 떼어 옮긴 뒤 화면 절반에 세로줄이 생겼다. 제조사 서비스센터는 보증기간 안이지만 외부 충격이라 유상수리라고 했고, 이사업체는 A/S로 처리하라며 넘겼다. 두 경우 모두 수리비를 누가 내느냐는 약관 조항 하나와, 인도받은 뒤 며칠 안에 무엇을 남겼느냐로 갈린다.

운반 중 생긴 고장은 제조사 보증이 아니라 이사업체 배상 대상이고, 인도 후 30일 안의 통지가 청구권을 지킨다
목차
- 이사 중 가전 고장, 제조사 무상보증으로 안 되는 이유
- 인도 후 30일, 배상 책임이 소멸하는 기한
- 고장 유형별 청구 상대와 챙길 증거
- 배상액 계산, 수선비인가 시가인가
- 누구에게 먼저 청구할지 갈리는 지점
이사 중 가전 고장, 제조사 무상보증으로 안 되는 이유

제조사 무상보증은 정상적으로 쓰다가 저절로 생긴 고장을 대상으로 한다. 운반 중 떨어뜨리거나 부딪히거나 눕혀 옮기다 생긴 파손은 외부 요인이라, 구입 6개월 된 제품이라도 유상수리로 판정된다. 그래서 이 비용의 주인은 제조사가 아니라 이사업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사화물 표준약관은 사업자가 이사화물의 포장·운송·보관·정리 과정에서 생긴 멸실·훼손에 대해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사업자가 자신과 작업자가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하지 못하게 한다. 입증책임이 소비자가 아니라 사업자 쪽에 있다는 뜻이다. "원래 고장이었다"는 말은 소비자가 반박해야 할 사실이 아니라 사업자가 증명해야 할 주장이다.
다만 약관에도 빠지는 구멍이 있다. 이사화물 자체의 결함이나 자연적 소모, 불가항력으로 생긴 손해는 사업자 면책이다. 8~10년 된 냉장고의 압축기나 세탁기 메인보드가 이사 직후 멈추면 사업자는 이 조항을 든다. 이때 판을 가르는 것이 제조사 A/S 기사의 원인 판정이다. 수리내역서에 "외부 충격"이 적히면 이사업체 청구 근거가 되고, "부품 노후"가 적히면 청구가 사실상 막힌다.
인도 후 30일, 배상 책임이 소멸하는 기한

표준약관은 이사화물의 일부 멸실·훼손에 대한 사업자 책임이 고객이 화물을 인도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않으면 소멸하도록 정한다. 통지를 했더라도 사업자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도받은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사업자가 훼손 사실을 알면서 숨기고 인도한 경우에는 이 짧은 기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규정대로 해도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계절 가전이다. 9~10월 이사라면 에어컨은 이미 끈 뒤이고, 제습기는 창고에 들어가며, 김치냉장고는 김장철까지 비워 두는 집이 많다. 이런 제품은 다음 시즌에 처음 켜는데, 그때는 30일이 한참 지나 있다. 외관이 멀쩡해도 내부 고장은 첫 가동 때 드러나므로, 이사 당일부터 1주일 안에 모든 가전을 한 번씩 켜서 기본 동작을 확인한다. 에어컨은 냉방 10분, 세탁기는 헹굼+탈수 한 코스, 냉장고는 전원을 넣고 반나절 뒤 냉기 확인 정도면 된다.
통지는 전화로 끝내지 않는다. 문자나 메신저, 이메일로 "몇 월 며칠 이사 건, 어떤 제품, 어떤 증상"을 사진과 함께 보내 두면 날짜가 남는다. 에어컨 철거·재설치를 이사 계약에 포함해 이사업체가 협력 기사를 보냈다면 통지 상대는 이사업체이고, 소비자가 설치기사와 따로 계약했다면 상대는 그 설치업체다.
고장 유형별 청구 상대와 챙길 증거

증상마다 이사업체로 바로 갈 수 있는 것과 A/S 판정을 먼저 받아야 하는 것이 나뉜다.
| 증상 | 갈리는 판정 | 먼저 갈 곳 |
|---|---|---|
| 도어 유리 깨짐, 외판 찌그러짐, TV 패널 크랙 | 판정 없이 사진으로 입증 | 이사업체에 바로 통지 |
| 드럼세탁기 이사 직후 탈수 소음·UE 반복 | 운송 충격인지, 새 집 수평 불량인지 | A/S 판정 후 청구 |
| 냉장고 이사 직후 냉기 약함 | 냉매 배관 손상인지, 설치 간격·전원 대기 문제인지 | A/S 판정 후 청구 |
| TV 화면 줄·멍, 외관 흔적 없음 | 패널 충격 흔적 여부 | A/S 판정 후 청구 |
| 연식 오래된 제품 전원 불량 | 보드 노후인지 충격인지 | A/S 판정, 다툼 가능성 큼 |
드럼세탁기는 구입 때 동봉된 운송용 고정볼트가 쟁점이 된다. 볼트 없이 옮기면 드럼이 흔들려 서스펜션과 댐퍼가 상하는데, 이사업체는 "고객이 볼트를 안 줬다"고 하고 고객은 "전문업체가 알아서 고정했어야 한다"고 맞선다. 이 경우 한쪽이 전부 책임지기보다 과실을 나누는 쪽으로 조정되는 일이 많다. 볼트를 잃어버렸다면 이사 전에 제조사 서비스센터에서 부품으로 사 두는 편이 싸다.
A/S 기사가 오면 수리 전에 고장 부위 사진을 찍어 두고, 수리내역서의 고장 원인란에 판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어 달라고 요청한다. "수리 완료"만 적힌 내역서는 청구 근거로 약하다. 출장비·진단비 영수증도 버리지 않는다. 이 금액도 손해에 포함해 이사업체에 청구할 수 있다.
배상액 계산, 수선비인가 시가인가
표준약관의 배상 구조는 단순하다. 훼손된 화물은 수선이 가능하면 수선해 주고, 수선이 불가능하면 멸실에 준해 약정 인도일·인도 장소의 가액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배상한다. 문제는 수선비가 제품의 현재 값보다 비쌀 때다.
가정을 세워 굴려 보면 이렇다. 3년 전 200만원에 산 65인치 TV의 패널이 이사 중 깨졌고, 제조사 패널 교체 견적이 110만원, 같은 모델 중고 시세가 70만원이라고 하자. 고객은 수선이 가능하니 110만원을 달라고 하고, 사업자는 수선비가 시가를 넘으니 70만원만 주겠다고 한다. 조정 단계에서 가장 자주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반대로 구입 1년 된 TV라면 중고 시세가 수선비보다 높아서 수선비 110만원 청구가 무리 없이 통한다. 제품이 오래될수록 수선비보다 시가 배상 쪽으로 기우는 구조다.
이사업체가 적재물배상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면 보험사 손해사정을 거치면서 연식에 따른 감가가 붙는 경우가 많다. 제시액이 수선비와 크게 차이 나면 바로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는다. 합의가 안 되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거쳐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 약관 원문은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자료실에서 확인한다.

정리하면 이사 중 가전 고장은 제조사 보증이 아니라 이사업체 배상의 영역이고, 입증책임은 사업자에게 있지만 30일 통지 기한을 넘기면 그 유리함이 사라진다. 외관 파손은 사진으로, 내부 고장은 A/S 수리내역서의 원인란으로 증명한다.
이사가 잡혀 있다면 짐을 싸기 전에 가전마다 작동 영상을 30초씩 찍어 두고, 새 집에서는 1주일 안에 전 제품을 한 번씩 켠다. 이 두 가지가 있으면 나머지 다툼은 금액 문제로 좁혀진다.
누구에게 먼저 청구할지 갈리는 지점
- 외관에 찍힘·깨짐이 보이고 인도 30일 이내라면 이사업체에 바로 서면 통지한다. 약관상 입증책임이 사업자에게 있어 A/S 판정 없이 사진만으로도 청구가 성립한다. 전화만 하고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30일 기한 안에 통지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려워진다.
- 외관은 멀쩡하고 내부 고장만 있다면 제조사 A/S를 먼저 부른다. 수리내역서 원인란의 "외부 충격" 판정이 이사업체 청구의 유일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대신 출장비를 먼저 내야 하고, 판정이 부품 노후로 나오면 이사업체에는 청구할 수 없고 제조사 보증기간 안에서만 무상이 된다.
- 수선비가 중고 시세를 넘는 오래된 제품은 시가 배상을 받고 교체하는 쪽이 현실적이다. 앞의 가정처럼 수선비 110만원, 시세 70만원이면 약관의 수선 불가 기준(가액 배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구입 1~2년 된 제품은 반대로 시세가 수선비보다 높아 수선비 청구가 유리하다.
- 30일을 넘겼다면 청구 근거가 약하다. 일부 훼손 책임은 통지 기한이 지나면 소멸하므로, 작업자가 떨어뜨린 사실을 인정한 메시지처럼 사업자가 훼손을 알고 인도했다는 정황이 있을 때만 예외를 주장할 수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이 글은 일반적인 가전·설비 정보입니다. 에러코드의 의미와 조치는 모델·설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은 제조사 고객센터와 전문 기사에게, 비용·보증은 공식 안내에서 최신 기준을 확인하세요. 가스·전기 관련 작업은 직접 하지 마시고 반드시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수리비·보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에어컨 이전설치 후 냉매 부족, 배관 재사용·가스충전 판정 (0) | 2026.09.26 |
|---|---|
| 냉장고·김치냉장고 이사 후 전원 시점과 초기 고장 판독 (0) | 2026.09.22 |
| 세탁기·건조기 이전설치, 책임과 보증 갈리는 선 (0) | 2026.09.16 |
| 에어컨 이전설치 비용, 기본비 뒤에 붙는 추가비 판독 (0) | 2026.09.15 |
| 렌탈 청약철회 기간, 설치 후 14일·7일 가르는 계약 경로 (0) | 2026.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