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집수리 노트 · 공식 자료를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 2026-10-21 기준 · 편집 원칙
12월 말 한파 특보가 내려진 주말, 빌라 2층에 사는 세입자 A씨는 3박 4일 고향에 다녀오면서 보일러 전원 플러그를 뽑아 두었다. 돌아와 보니 베란다 보일러 아래로 물이 흘러 있었고, 전원을 다시 꽂자 에러코드가 떴다. 출장 온 기사는 순환펌프와 열교환기가 얼어 터졌다며 30만원대 견적을 냈고, 집주인은 "세입자가 전원을 뽑았으니 세입자 몫"이라고 답했다.
같은 건물 4층 세입자 B씨의 사정은 달랐다. 전원과 가스는 그대로 두고 외출모드까지 켜 두었는데, 보일러 아래 노출된 급수 배관 연결부가 얼어 파열됐다. 보온재는 입주 전부터 찢어져 있던 상태였다. 두 집 모두 '보일러 동파'지만 비용을 누가 내는지는 정반대로 갈린다. 이 글은 동파 부위, 동파방지 기능의 작동 조건, 설치·보온 상태를 기준으로 그 경계를 정리한다.

동파 책임은 '얼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동파방지 기능이 살아 있었는지, 배관 보온이 누구 몫인지로 갈린다
목차
- 보일러 동파, 어디가 얼었는지부터 갈린다
- 동파방지 기능이 실제로 작동하는 조건
- 세입자 과실과 집주인 부담, 판정표
- 무상보증 안이어도 유상인 이유와 청구 순서
- 내 집 동파는 누구 몫인가, 판단이 갈리는 지점
보일러 동파, 어디가 얼었는지부터 갈린다
'보일러가 얼었다'는 말 안에는 서로 다른 세 가지 고장이 섞여 있다. 본체 내부가 언 것인지, 본체에 붙은 연결 배관이 언 것인지, 보일러로 들어오는 급수관이 언 것인지에 따라 원인과 책임 판단이 달라진다.
| 동파 부위 | 대표 증상 | 동파방지 기능 보호 여부 | 수리비 범위(2026년 시세, 출장비 포함) |
|---|---|---|---|
| 본체 내부(순환펌프·열교환기·내부 배관) | 본체 하부 누수, 저수위·순환 에러 | 보호됨(전원·가스 정상일 때) | 펌프 10만~20만원, 열교환기 20만~40만원 |
| 본체 연결 배관(난방 공급·환수, 온수 출구) | 연결부 너트 주변 누수, 온수만 안 나옴 | 일부만(본체 가까운 구간) | 해빙 5만~10만원, 연결부 교체 7만~15만원 |
| 급수(직수) 배관·밸브 | 온수·난방수 보충 안 됨, 배관 파열 | 보호 안 됨 | 해빙 5만~10만원, 배관 교체 10만원 이상 |
수리비는 서울·수도권 가정용 가스보일러 기준 출장 수리 시세이며, 열교환기까지 손상되고 보일러 연식이 7~8년을 넘으면 수리 대신 교체 견적이 나오기도 한다. 기사에게 견적을 받을 때 "어느 부위가 얼었는지"를 진단서나 작업 내역에 적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이후 책임을 따질 때 이 한 줄이 가장 강한 근거가 된다.
동파방지 기능이 실제로 작동하는 조건

경동나비엔·귀뚜라미·린나이·대성 등 국내 가정용 가스보일러는 대부분 내부 온도가 떨어지면 순환펌프를 돌리고, 더 내려가면 버너를 점화해 본체를 데우는 동파방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흔한 오해 세 가지가 책임 판정을 뒤집는다.
오해 1. 보일러를 끄면 동파방지도 꺼진다?
실내 온도조절기의 전원 버튼을 끈 것과 본체 전원 플러그를 뽑은 것은 다르다. 조절기만 꺼 두었다면 본체는 대기 상태로 동파방지를 수행한다. 반면 플러그를 뽑거나 가스 중간밸브를 잠그면 펌프도 점화도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한겨울 장기 외출 중 플러그를 뽑았다면 세입자 과실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해 2. 외출모드면 배관까지 안전하다?
동파방지와 외출모드가 지키는 대상은 본체와 그에 가까운 난방수 회로다. 보일러로 물을 대는 급수관, 벽 밖으로 노출된 온수관은 보일러가 데워 주지 못한다. 이 구간은 보온재나 열선이 막아야 하는 영역이고, 이 차이가 집주인 책임으로 넘어가는 근거가 된다.
오해 3. 정전이 되어도 보일러가 알아서 막는다?
정전 중에는 펌프도 점화장치도 작동하지 않는다. 한파 중 단지 정전이나 차단기 트립으로 전기가 끊겼다면 사용자 과실로 보기 어렵다. 다만 누전차단기가 떨어진 것을 알고도 며칠 방치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세입자 과실과 집주인 부담, 판정표
출발점은 민법 제623조다. 임대인은 임대 기간 동안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지므로, 보일러 고장 수리는 원칙적으로 집주인 몫이다. 그러나 임차인도 민법 제374조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목적물을 보존해야 하고, 이를 어겨 생긴 고장은 임차인 부담이 된다. 동파는 이 두 조문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고장이다. 법령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상황 | 판정 경향 | 근거 |
|---|---|---|
| 한파 중 장기 외출하며 전원 플러그 뽑음·가스밸브 잠금 | 세입자 부담 | 동파방지 기능을 스스로 무력화, 보존의무 위반 |
| 에러로 보일러가 멈췄는데 신고·통지 없이 방치 | 세입자 부담 쪽 | 민법 제634조 통지의무 위반 |
| 전원·가스 정상, 외출모드 설정, 본체 내부 동파 | 집주인 부담 쪽 | 사용자 조치 완료, 설치 환경·노후 문제 |
| 노출 급수관 보온재 없음·훼손 상태로 임대 | 집주인 부담 | 보온은 시설 유지 영역(제623조) |
| 베란다 창문 파손을 알렸는데 집주인이 미수리 | 집주인 부담 | 수선 요구 후 미이행 |
| 보온재 훼손을 알고도 알리지 않음 + 집주인 미관리 | 비율 분담 | 양측 과실, 민법 제396조 과실상계 |
| 한파 중 정전으로 동파방지 미작동 | 집주인 부담 쪽 | 임차인 귀책 없음 |
계산 사례로 보면
도입부 A씨의 경우 견적은 순환펌프 12만원, 열교환기 17만원, 출장비 3만원으로 합계 32만원이다. 전원 플러그를 뽑은 사실이 확인되면 32만원 전액이 세입자 부담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 보일러가 설치 1년 차라 무상보증 기간 안이어도, 제조사 보증서는 동파를 사용자 관리 부주의로 보아 대개 유상 처리하므로 제조사에 넘길 수도 없다.
B씨는 급수관 해빙과 연결부 교체로 9만원이 나왔다. 전원·가스·외출모드가 모두 정상이었고 보온재가 입주 전부터 훼손돼 있었다면 9만원은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 다만 B씨가 보온재가 찢어진 것을 입주 후 알고도 알리지 않았다면, 과실 비율을 집주인 7 대 세입자 3으로 나눌 경우 집주인 6만3천원, 세입자 2만7천원이 된다. 비율은 합의나 분쟁조정에서 정해지는 값이므로 숫자 자체보다 '통지했는가'가 비율을 움직인다는 점이 핵심이다.
무상보증 안이어도 유상인 이유와 청구 순서

제조사 무상보증은 제품 자체의 결함을 보증하는 것이지 설치 환경이나 사용 상태로 생긴 고장까지 보증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도 소비자 취급 부주의로 인한 고장은 유상수리 대상으로 본다. 그래서 동파 고장의 청구 순서는 "제조사 → 집주인 → 세입자"가 아니라, 진단서에 적힌 원인을 먼저 확정한 뒤 그 원인의 주인에게 가는 구조다.
- 제조사로 가는 경우: 전원·가스 정상인데 동파방지 기능 자체가 작동하지 않은 정황(센서·펌프 결함)이 진단으로 확인될 때. 보증기간 안이면 무상 처리를 요구할 여지가 있다.
- 집주인으로 가는 경우: 설치 위치·보온·창문 등 시설 상태가 원인일 때. 세입자가 먼저 수리했다면 영수증과 진단서로 필요비 상환을 청구한다.
- 세입자가 부담하는 경우: 전원 차단·가스 잠금·에러 방치처럼 사용 단계의 원인이 확인될 때.
동파로 물이 새 아래층 천장까지 번졌다면 아래층 배상은 별개 문제가 된다. 이때는 가입한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를 보험사에 확인해야 하고, 보일러 수리비 자체와 아래층 배상금은 따로 계산된다.
정리하면 보일러 동파 책임은 '얼었다'는 결과가 아니라 동파방지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 언 부위가 보일러가 지켜 주는 구간인지 보온재가 지켜야 하는 구간인지로 갈린다. 본체 내부 동파는 사용 상태를, 급수관 동파는 시설 상태를 먼저 본다.
지금 할 일은 두 가지다. 한파 전에 보일러 아래 노출 배관의 보온재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두고, 훼손돼 있으면 문자로 집주인에게 알린다. 그리고 장기 외출 때는 플러그와 가스밸브를 그대로 둔 채 외출모드만 켠다. 이 두 기록이 동파가 생겼을 때 비용의 방향을 정한다.
내 집 동파는 누구 몫인가, 판단이 갈리는 지점
- 전원 플러그를 뽑았거나 가스밸브를 잠갔다면 세입자 쪽이다. 동파방지는 전원·가스가 살아 있어야 작동하므로, 이를 끊은 행위는 민법 제374조 보존의무 위반으로 평가된다. 이 경우 설치 1년 차여도 제조사 무상보증으로 넘기기 어렵고, A씨 사례처럼 32만원 전액을 떠안게 된다.
- 전원·가스가 정상인데 노출 급수관이 얼었다면 집주인 쪽이다. 급수관은 동파방지 기능이 보호하지 않는 구간이어서 보온 관리는 민법 제623조의 시설 유지 영역에 속한다. 다만 보온재 훼손을 알고도 알리지 않았다면 제634조 통지의무 위반으로 과실상계가 붙어, B씨 사례처럼 9만원 중 일부를 나눠 내게 된다.
- 모든 조치를 했는데 본체 내부가 얼었다면 제조사 진단을 먼저 받는 쪽이 유리하다. 기능 결함이 확인되면 보증기간 안에서는 무상 처리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원인이 설치 환경으로 나오면 그때 집주인에게 청구하면 되고, 처음부터 집주인과 다투면 결함 입증 기회를 놓치기 쉽다. 단, 진단 출장비는 결함이 아니라고 나오면 유상이 될 수 있다.
- 한파 중 정전·차단기 트립이 원인이면 세입자 귀책으로 보기 어렵다. 정전 시 펌프와 점화가 모두 멈추기 때문이다. 다만 차단기가 떨어진 걸 알고도 수일 방치했다면 통지·보존의무 위반 쪽으로 기울 수 있으므로, 발견 즉시 집주인에게 알린 기록이 있느냐가 판정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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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반적인 가전·설비 정보입니다. 에러코드의 의미와 조치는 모델·설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은 제조사 고객센터와 전문 기사에게, 비용·보증은 공식 안내에서 최신 기준을 확인하세요. 가스·전기 관련 작업은 직접 하지 마시고 반드시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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